벗들과의 나눔(함께쓰는게시판)

달은 무슨 일로 저렇게 / 이현주

최명숙 2011. 2. 28. 14:57

도대체 모를 일이다.

사람이 사람 구실하면서 살아가는데

상대가 받아치기 어렵도록 공을

빠르게 던지는 일이, 그게 그다지도

중요한 일이란 말이냐?

 

에레이 다저스가 박찬호에게 주는 돈은

에레이 다저스의 돈이기 전에 이 세상의

돈이다,

 

아기를 낳다가 피가 모자라

죽어가는 검둥이 엄마가 쓸 수 있고

반드시 쓸 수 있어야 하는, 우리 모두의 돈이다.

 

막대기로 공을 때려서

파놓은 땅구멍에 집어넣는 재주가

그게 그렇게도, 엄청난 돈을

기립박수로 안겨줄 만큼 과연 그렇게

대단한 일이란 말인가?

 

아 아, 마침내 기가 막혀 더 이상

우습지도 않은 이 미쳐버린 스포츠

세상 한 구석에서

어떤 어리석은 인간 하나가

사람으로 사는 것이 미안하고 억울하여

고개를 떨구는데

달은 무슨일로 저렇게

시치미 떼고 말도 없이 휘영청

밝더란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