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이 쓰는 편지

[스크랩] 2009. 8 / 각 도

최명숙 2010. 1. 9. 19:14

각 도

 

 

2년 전, 가격이 저렴한 디카(digital camera)를 구입해서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비롯해서 함께 생활하는 이들로부터 내가 보고 느끼는 것들을

사진으로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서지요.

 

cyber 공간에서도 글로만 활동을 하다가 사진을 곁들이면서 사실감과 생동감이 주는 매력에 빠져

지금은 즐거운 취미가 되어 나름대로 내 생활 속에서 행복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생활 주변에서 열심히 피사체를 찾아 사진을 찍어 올리는 나에게

사진 기술이 뛰어나거나 특별히 성능이 좋은 카메라 같다는 등 고무적인 말로 기를 살려주는 고마운 이들도 있습니다만

어디 그게 포토샵 기술도 없이 휠체어에 고정된 자세로 찍을 수밖에 없는 내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정말 사진을 잘 찍는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피사체를 대할 때마다 배경과 각도를 맞추다 보면

찍기 전에 내가 먼저 감탄과 감동을 하는 것입니다.

 

아프리카 가나에서는 장례식에 오히려 붉은 옷을 입고 망자를 위로하고 괴로운 세상을 떠난 기쁨을 춤으로 표현한다는데

우리는 오랜 세월동안 기쁨보다 슬픔에, 행복보다 불행에 익숙해져있기에 그런 정서로 듣는 새나 개구리의 소리는

노래가 아닌 우는 소리일 수밖에 없지요.

 

웃음보다 울음이 자연스러운 삶, 그러기에 세상을 보는 각도도 긍정보다는 늘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그러나 우리가 그러한 고정관념과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불편했던 생활이 편안해지고 불행한 것 같은 상황도

행복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한쪽 다리가 소아마비인 부인과 오랜 세월 금슬 좋게 사는 어느 분은 부인의 힘없는 한쪽 다리의 찰랑거리는 감촉이

참 좋다는 말을 했습니다.

 

남편은 나를 작을수록 값이 비싼 성능 좋은 전자제품에 비유하기도 하고, 나 역시 함께 하는 이들의 장애 그 자체가

오히려 더 아름답고 사랑스러움을 느끼며 살아왔습니다.

 

그 불편하고 어색한 동작들이 내게는 늘 귀여우리 만큼 연민스럽고,

보호하고 안아줘야만 하는 천진스러운 빈 부분들이 영악스러운 것보다 사랑스럽기 때문에

그 부족함이야말로 오히려 우리에게는 불편함을 상쇄하고도 남는 행복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관점이 아닌 이미 예수 안에서 지족(딤6:6)을 누리고 있다면

다른 사람들의 시각에 불행하게 보인다고 해서 꼭 불행해져야 할 이유는 없다는 말이지요.

 

오늘도 나는 가진 기술 없이 카메라 렌즈로 사람과 자연을 대상으로

저마다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각도를 찾으면서 그 각도가 전체의 모습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주어지는 모든 여건과 상황 속에서 아름답게 적응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봄에는 꽃이 되고, 가을에는 단풍이 되고,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물처럼,

그리고 겨울에는 흰 눈 같이 살아갈 수 있다면 연약한 나라도, 지극히 작은 나라도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늘 막막한 길을 가는 것 같지만 7월에는 7월의 비를 주셨고,

지금은 또 다시 매미소리가 시원하게 쏟아지는 8월을 살고 있습니다.

 

 

 

 

예수마을 식당 앞에 있는 무궁화... 보라빛 꽃과 하얀 무궁화가 여름 내 식당 앞을 환하게 장식합니다.  

비가 오는 날.. 식당 유리문을 통해서 찍었지요... 

 

무궁화는 ... 시들어 떨어지는 꽃이 아니라 떨어져 시드는 꽃이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가온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출처 : 베데스다 예수마을 (063)464-9484
글쓴이 : 가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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