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모습

[스크랩] 한 여름날, 그 애달픈 사랑의 역사...

최명숙 2010. 9. 19. 09:28

저는 생후 17일부터 주인이 방안에서 기른 까닭에..

사람과 함께 사는 방안을 나의 거처로 착각하고 4년을 살아왔답니다.

 

 

 

 

 

 

 

그런데.. 무더위가 한창이던 어느 여름날....

갑자기 새로운 주인을 만나 제가 살던 경기도에서  이곳 군산으로 오게 되었지요...

 

 

 

 

 

 

 

 

 

 

 

 

 

 

 

 

주인과 환경이 바뀐 변화와 그 충격 속에서 모든 게 낯설고 두려워...

첫날은 차 밑에 들어가 새 주인과 눈을 맞추지도 않았지요.  

 

 

 

 

 

 

 

 

새 주인이 예쁘다고 쓰다듬어 주실 때....한편으로는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아직도 낯설어 쉽게 적응이 되질 않은 까닭에 새주인님을 많이 힘들게 했지요...

사랑이란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한다는 사실을 전 알지 못하고 ..

옛 주인에 대한 사랑을 떨쳐내지를 못한 채 그렇게 괴로운 나날을 보냈답니다. 

 

제가 이곳에 온 그 다음날 ... 경황이 없던 내게 다가오는 한 남성이 있었지요..

옆집에 사는 씩씩하고 남자답게 생긴 흰개였는데... 그가 나를 찾아왔을 때... 

마음을 둘 곳 없었던 저는 쉽게 그와 사랑을 맺게 되었으며...

틈만 나면 그를 만나러 가면서 그 무더웠던 한 여름날,

우리는 몇 날동안 사랑의 역사를 엮어갔지요.  

 

그런데... 어느날..!!  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어 버린.....

그 자리에는 그를 대신해서 웬 낯선 강아지 두 마리가 놀고 있었지요.

 

 

 

 

 

 

 

 

나는 또 다시 사랑을 잃은 아픔을 겪어야 했고... 이렇게 슬픈 얼굴로 나날을 지냈답니다.

사랑은 가기도 하고 오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그가 떠난 허전함을 달랠 수가 없었지요.

 

어느 날... 그가 너무 보고싶었습니다.

얼굴이야 가릴 수도 있지만 보고픈 마음은 그럴 수도 없더군요.  

그를 찾으러 여기 저기 기웃거리다가 ... 그만 길을 잘못 든 바람에 목줄이 나무에 얽혀 

꼼짝 못하고 3일을 그곳에서 지낸 적도 있었답니다.

 

사람들이 풀어주려고 다가오기도 했지만 내가 으르렁거리는 바람에 ...

우리 주인님은 3일 동안 나를 애타게 찾다가 그곳에서 나를 발견하고 얼마나 반가워하시든지...

(에구~ 생각해 보면 제가 속을 어지간히도 썩여 드렸답니다.)   

 

 

 

 

 

 

 

 

 

그 후로 나는 목에 줄도 안 매려고 피해 방황하면서...

마음을 붙일 곳 없어 이렇게 불한당(?) 같은 들개로 한동안을 살았답니다.

사람들은 저를 보고 순하게 생겼다고 하지만...

어때요? 제 인상이.. 성깔 좀 있게 생겼지요?

 

묶어 두면 온 집안이, 아니 온 동네가 떠나가게 소리를 지르고 ..

너무 시끄러워 풀어 놓으면 손님이 올 때마다 마구 쫓아다니며 짖어대는 바람에..

손님이 무서워서 들어오지도 못했지요...  

 

나는 탕자처럼 주인의 말도 안 듣고 속을 마구 마구 썩이면서....

마련해 준 내집에는 안 들어가고...  주인의 방으로 뛰어들기도 했답니다. 

 

 

 

 

 

 

 

 

 

덩치가 크면서도 말썽꾸러기인 나에 비해 화이트,블랙 시추 한쌍은...

몸집은 작아도 오히려 말도 잘 듣고 순하고 착한 아이들이지요.

다정이는 이렇게 쭈욱 뻗고 엎드려 자기도 하고..(오른 쪽이 머리..ㅎㅎㅎ)

 

 

 

 

 

 

 

 

짝꿍인 왕눈이는 영감처럼 아주 점잖게...  텃밭을 보며 명상을 하기도 하지요. 고 녀석들..ㅎㅎㅎ 

 

 

 

 

 

 

 

 

 

 

 

나는 내가 그렇게 말썽을 부려도..나를 끝까지 사랑해 주시는 주인님이 반가우면서도

웬지 아직도 어색하기만 해서리...

 

 

 

 

 

 

 

 

 

 

 

 

 

 

그래도 사랑은 받고 싶어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저를 돌봐 주세요~" 라고 몸짓으로 표현을 해보기도 했답니다.

 

 

 

 

 

 

 

 

 

 

 

 

 

 

제 꼬리털 좀 보세요.... 여우 목도리보다 멋지죠?

우리 안 주인님은 제 꼬리가 멋지다고 사진까지....ㅎㅎㅎㅎ

 

 

 

 

 

 

 

 

 

 

 

제가 아무리 말 안 듣고 속을 썩이는 못된 녀석이지만...

휠체어를 타는 우리 안주인이 나오시면... 얼른 다가가 함께 산책을 하기도 하고..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기도 한답니다.

사랑이란 그래서 가기도 하고 오기도 하는 것인가 봅니다. 진즉 그걸 알았더라면...ㅠㅠ

 

 

 

 

 

 

 

 

 

 

그래서 요즘은 제가 명상을 할 때가 많답니다.

삶이란 ...그리고 사랑이란 무엇일까를...

 

 

 

 

 

 

 

 

 

 

 

 

제가 이곳에 온 지 어느덧 한달이 넘었고... 추석이 가까워 오면서...

주인집에서는 명절 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호박도 썰어서 말리고..

 

 

 

 

 

 

 

 

 

 

 

 

 

빨간 고추도 땄습니다.

아, 무척이나 덥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   이게 웬일인가요?

날씬하던 제 배가 조금씩 불러오고 있었습니다.

아...   그와 나의 한여름날의 사랑의 열매인 귀여운 아가들이 ....

제 몸에서 자라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 사랑이란 가기도 하고 오기도 한다는 것을 저는 또 다시 깨달았습니다.

한여름날의 사랑의 역사가 이렇게 매듭을 지을 때...아,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저도 이제 예수마을 가족이 되었으니 방황을 마치고....

착하고 온유한 마음으로 태교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출처 : 베데스다 예수마을 (063)464-9484
글쓴이 : 가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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